정년 5년 전에 시작한 IRP, 지금 어떻게 됐는지 솔직하게 (40대라면 늦지 않았습니다)
솔직하게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40대에 IRP를 시작한 사람이 아닙니다. 50대 초반, 정년퇴직을 5년 정도 앞두고 나서야 IRP 계좌를 처음 열었어요. "이제 시작해도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심을 안고 가입한 게 솔직한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년퇴직을 하고 개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돌아보면 그때의 결정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40대라면, 저보다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더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정년 5년 전에 시작했지만 충분했습니다
처음 IRP에 가입했을 때는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거든요. 그저 세액공제 환급이라도 챙기자는 마음이 컸어요. 매년 13~16%씩 환급받는 건 어떤 적금보다 확정 수익률이 높으니, 이 부분만 잡아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년퇴직을 하면서는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을 그대로 IRP(퇴직연금 계좌)로 옮겼습니다. 퇴직금을 한 번에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맞지만, 연금으로 굴리면서 나중에 분할 수령하면 세금을 30% 감면받습니다. 이 부분만으로도 옮길 가치가 충분했어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퇴직 후 시작한 개인 사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일부를 매년 IRP에 추가로 넣어왔어요. 사업을 하다 보면 안정적인 월급이 사라지니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노후 자금만큼은 따로 쌓는다"는 원칙은 끝까지 지켰습니다.
부수적으로 굴리다가 ETF로 바꿨더니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처음 몇 년은 IRP 안에서 너무 보수적으로만 운용했습니다. 손실이 무서워서 정기예금형 상품 위주로만 넣어두었어요. 안전한 건 좋았지만, 솔직히 별 재미가 없는 수익률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코스피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대로 두면 인플레이션도 못 따라가겠다." 그래서 일부를 코스피200 ETF와 미국 S&P500 ETF로 옮겼는데,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단기간에 수익이 꽤 크게 쌓였어요.
물론 시장이 좋아서 받은 보너스 같은 결과인 건 분명합니다. 항상 이렇게 오르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 경험으로 한 가지는 확실히 깨달았어요. 연금 계좌도 적극적으로 굴려야 한다는 것. IRP를 그저 "묻어두는 통장"으로만 생각하면 너무 아깝습니다. 안에 들어 있는 상품을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시장 흐름에 맞춰 조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어요.
가장 놀랐던 순간: 5천만원을 빼도 잔액이 그대로
올해 만 55세가 넘으면서 연금 수령 자격이 생겼습니다. 마침 이사 계약금 문제로 IRP에서 5천만원을 인출하게 됐어요. 큰 금액을 빼는 거라 잔액이 확 줄어들 줄 알았는데, 막상 확인해보니 ETF 수익이 그만큼 들어와 있어서 전체 액수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더라구요.
이때 정말로 깨달았습니다. 연금 계좌는 수익이 누적되면서 인출 압력까지 흡수해버리는 구조였어요. 잘 굴려두면 본인이 필요할 때 빼서 쓸 수 있는 여력까지 생긴다는 뜻입니다. 처음 가입할 땐 상상도 못 했던 그림이었어요.
제 목표는 67세부터 월 150만원, 15년간
지금 제 계획은 분명합니다. 67세부터 15년간 매월 150만원씩 IRP에서 받는 겁니다.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합치면 매월 약 250~300만원대의 노후 생활자금이 마련돼요. 부부 둘이 평범하게 살기에 큰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정리해보면 이런 흐름이었어요.
- 정년 5년 전 IRP 가입 (세액공제 환급 챙기기)
- 퇴직금을 IRP로 이전 (퇴직소득세 30% 감면)
- 사업 중에도 매년 추가 납입 (꾸준함의 힘)
- 코스피 상승에 맞춰 ETF로 적극 운용 (수익 가속)
- 필요할 땐 인출, 나머지는 67세부터 분할 수령
시작이 늦었다고 포기했다면 절대 도달할 수 없었을 그림입니다.
40대인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가끔 "만약 내가 40대로 돌아가 IRP를 시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봅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가입 기간이 두 배가 되니, 같은 월 납입 금액으로도 훨씬 큰 자산이 쌓였을 거예요. 거기에 복리 효과까지 더하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40대는 늦은 시기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제일 좋은 시기예요. 소득이 정점에 가까워서 납입 여력이 가장 크고, 운용할 시간도 20년 이상 남아있으니까요. 자녀 교육비가 끝나는 50대 후반부터는 가속도까지 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어요. 너무 깊이 알아본 다음 시작하려 하지 마세요. 일단 IRP 계좌를 만들고, 월 단위 자동이체를 걸어두세요. 금액은 정말 작아도 됩니다. 매월 10만원도 좋아요. 시작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결정입니다. 그 다음은 시간과 시장이 알아서 해줘요.
저처럼 50대에 와서야 후회하면서 시작하지 마시고, 지금 시작하세요. 10년 뒤의 본인이 가장 고마워할 결정이 될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코스피·S&P500 ETF로 갈아탔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을 골랐고, 비중을 어떻게 잡았는지 풀어보겠습니다. 혹시 IRP 계좌는 있는데 어떻게 굴려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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